Apr 26, 2026

노트 채우기 공포증

어쩌다 나는 몇 번째인지도 모를 이런 짓을 또 하고 있는가

memohowtouse

아주 어렸을 때부터 뭔가 적는 걸 좋아했지만 다이어리 쓰는 건 너무나 힘겨웠다(사실 지금도 힘들다). 지금껏 대충 스무 권에서 서른 권 사이로 다이어리를 샀을 텐데, 일년 동안 꾸준히 채운 노트는 몇 권 없다. 개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건 매일 트위터 혹은 어디에선가 읽은 말 중 마음에 드는 걸 따라 적고 내킬 때 내 생각도 한 줄 같이 적는 노트였다. 다이어리만 그런 건 아니고, 종이 질이 좋거나 표지가 예쁜 노트도 마찬가지다. 형식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. 빈 공간을 채울 때, 뭔가 정돈된 형태로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것이다. (적고 싶은 게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!) 따라 적는 건 그나마 좀 낫긴 하지만 그것도 갱지 아니면 이면지가 제일 편하다니 나원참. 멋대로 노트 채우기 공포증이라고 부르는데 아마 나만 이런 건 아닐 것이다.

전자종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. 네이버 블로그, 티스토리, 워드프레스, 포스타입에 그누보드(대체 언제적 거냐)까지 써봤지만 꾸준히 적었다 싶은 건 한두개, 그것도 수 년을 가지는 못했다. 분명 시작할 때는 이번에야말로 가벼운 마음으로, 뭐라도 끄적거려보자 하고 시작하는데 결말은 언제나 동일하다. 한번에 140자 혹은 280자가 한계인 트위터는 계정을 한 번 갈고 나서도 근 십 년이 지났고 어느덧 트윗 수도 십만에 가까워지고있는데 말이다. 대체 뭐가 다른 걸까?

이번에야말로 진짜진짜진짜 성공하겠다고는 양심상 도저히 말 못하겠는데, 마침 인생에서 처음으로 가장 여유로운 시기가 나타난 걸 놓치고 싶지도 않다. 그래도 옵시디언 몇 달 썼다고 고새 마크다운은 좀 덜 부담스럽게 느껴지고, 바야흐로 대AI의 시대를 맞아 세팅 같은 건 코덱스가 다 해주니까 그나마 약간은 가볍게 첫 발을 떼본다.

메모니까. 생각나는 거 아무렇게나 적을 예정. 조금 긴 트위터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? 아마 여기가 제일 많겠지.